별에서 온 그대의 표절논란에 대해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는게 내 생각이다.

드라큘라는 뱀파이어의 시조로 불린다. 뱀파이어 영화의 특징 몇가지를 꼽아 보자. 서양에서 뱀파이어가 원래부터 잘생기고 매혹적인 인물로 그려졌는지는 잘 알지 못하겠으나 적어도 최근 수십년간은 미모의 여성과 사랑에 빠지는 내용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

불사의 능력, 시조 드라큘라, 미모의 여성, 뱀파이어 헌터, 마늘, 은화살 혹은 은탄환, 십자가, 뱀파이어와 인간의 사랑 등 헤아릴 수 없는 많은 공통적인 설정이 활용되고 있다.

별그대는 광해군일지를 바탕으로 시작되어 수백년을 사는 외계인을 그리고 있는데, 결국 오랬동안 살게 되면서 여러 사람을 겪게 되고, 회의를 느끼고 전생의 사랑을 찾는다는 설정은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되는 한국적 스토리에 기반하고 있다.

강경옥 작가의 표절논란 제시는 이미 박지은 작가가 설희보다 먼저 내보낸 방송프로그램에서 이 소재를 다뤘다는 점에서 이미 판가름나는 문제라 볼 수 있다. 누군가가 독점할 수 없는 소재이긴 하지만 박작가가 방송에 내본 시점부터는 더욱 더 논란의 대상이 되기 어렵다.

불과 몇해전 트와일라잇이 대박 히트를 쳤지만 뱀파이어 영화의 한 줄기로 볼 뿐 표절이라 하진 않는다. 그런데 이 영화와 다른 뱀파이어 영화의 흡사한 점을 찾아보자면 강경옥 작가가 이야기한 것들을 훨씬 능가 하는 많은 유사점이 있다. 쉬운 결론을 두고 어렵게 해석하는게 문제일 뿐.

역으로 생각해보자.

설희라는 작품에 나오는 소재의 유사성과 별그대를 말하기 전에 설희와 다른 이전 작품들의 유사성을 찾아보면 얼마든지 존재한다. 단지 광해군 일지를 모티브로 했느냐가 관건일 뿐인데, 이점은 이미 박작가가 먼저 방송에서 다룬바 있으므로 이미 끝난 이야기나 다름 없고, 피를 통해 불사의 능력을 갖게 된다는 설정부터 전생의 인연을 찾는다는 이야기 등은 수를 헤아릴 수 없는 다양한 작품에서 활용되고 있다. 그렇다면 강경옥 작가도 이미 다른 작품에서 소재를 표절한 것일까?

결국 설희는 광해군일지를 모티브로 다른 여러 소재를 엮어내고 풀어가는 전개에서 그 작품만의 특징을 만들어 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표절 논란은 조금 웃긴 헤프닝에 불과 하다는게 내 생각이다.

그럼 설희는 외계인으로 인해 초능력을 갖게 된 둘리를 표절한 것인가? 한두가지를 놓고 말하는게 아니라 여러가지가 겹치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분들도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선 뱀파이어 이야기로 이미 설명을 했다.

트와일라잇은 뱀파이어만 나오는게 아니로 늑대인간도 나오고 그 둘이 모두 여주인공을 사랑하는 걸로 나오니 이런 흡사한 스토리가 먼저 있었거나 뒤에 나온다면 표절인걸까? 드래곤볼과 슈퍼맨의 유사성에 대해 생각해본적 있나? 매트릭스와 공각기동대는? 캐리비언의 해적은 보물섬을 표절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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