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무임승차 폐지논란은 본격적인 세대갈등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한국전쟁 이후 땀흘려 일궈낸 경제발전의 혜택은 지금의 50대가 주로 누리고 있는데 그들은 박정희 향수와 지역 갈등으로 18대 대통령에 박근혜를 선택하였고 이는 갈등의 통합이 아니라 갈등을 더욱 번지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역사적인 관점을 먼저 살펴보자. 후세대들이 박정희의 쿠데타가 정당하다고 인정하게 될까? 필자는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 박정희 향수가 있다면 박정희 심판론이 부딪히고 있다는 것인데, 일찌감치 정리가 되었다면 모를까 지금은 이미 실기 했다는 생각이다. 그런 관점에서 과거와 어느정도 연관성이 적은 후보가 당선되어야 한다고 필자는 판단했다. 안철수 후보가 사퇴하기 전, 그를 지지했던 이유중에 하나였다.

박근혜 당선인의 임기동안 지역갈등과 세대갈등이 봉합될거란 생각은 환상에 불과하다. 역사적으로 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를 인정할 수 없는 48%가 앞으로 5년간 달라질 수 있을까? 그렇다고 과거에만 매달려 있을 수도 없다. 애초에 박정희를 심판해야 했다면 그건 오히려 박근혜를 당선시키는데 지대한 공헌을 한 50대의 몫이었다. 그들이 박정희 향수를 선택한 이상 이미 역사의 수레바퀴에서 제대로 된 정리는 조금 더 뒤로 미루어도 될 문제가 되었다. 다시 말해 실기한 이상 조급하게 생각할게 아니라 조금더 차분히 한국의 미래를 위한 선택으로 갈등을 상징하지 않는 인물이 집권하는게 옳다고 본 것이다.

지역갈등넘어 세대갈등

복지는 확대해야 하는게 맞지만 뒤로 돌아간다는건 사실상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여 선진국이 겪은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현명하게 확대해 나가야 한다. 근래 세계적인 경제침체는 수출지향적인 경제구조를 가진 한국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성경에 요셉은 파라오의 꿈풀이로 7년간 풍년이 있은 후 7년간의 흉년을 예측하여 총리가 되었고, 풍년 동안 모아놓은 곡식으로 가뭄에서 이집트 사람들을 구했다. 오늘날 선진국들이 놓친 부분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복지정책에 있어서 만큼은 갈길이 먼 한국은 선진국 복지가 지금까지 겪은 시행착오와 앞으로 보정해 나갈 상황까지 예측한 절충형 모델을 만들어 시행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런데 앞으로 나아가기도 시간이 부족한데 과거에 우리는 너무 매몰되어 있다. 예를 들어 평균연령 80세를 넘어 90세이상도 바라보는 노령화 사회로의 진입은 세대간의 갈등이 아니라 세대간의 합의하에 복지의 절충점을 찾아야할 필요성을 말해주고 있다. 그런데 어찌 된게 지난 MB정부에선 나라의 재정은 복지가 아닌 엉뚱한곳에 투입했고, 세대간 갈등은 오히려 증폭되고 말았다.

지역갈등과 세대갈등을 해결해야할 핵심세대인 50대는 그 반대의 선택을 했다. 대선이 끝났는데 아직도 그런 분석을 하고 있느냐는 말을 하는 사람도 있지만 필자는 이제 이런 갈등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생각하기에 이런 글을 쓰고 있는 것이다. 박정희가 집권 이후에 어떤 행보를 보였건 집권 과정상의 문제로 한국사회가 지난 반세기 동안 갈등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것처럼, 박근혜 당선자의 집권기간 동안 갈등이 봉합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 매우 아쉬운 부분이다.

지금의 50대는 한국전쟁이후 피땀흘려 경제를 일으킨 세대의 후손들이다. 그들은 부모님이 고생해가며 키운 전후 세대로 70년대 이후 경제발전의 주역으로 발돋움 했다. 그런데 오늘날 그들의 선택은 자신들의 자녀들과 부모세대의 갈등을 오히려 부추키게 되었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끝자락에 위치한 그들이 차지하는 인구비율은 사상 최초로 2030세대보다 많아졌고 사회적 영향력은 가장 크기 때문에, 그들 스스로 모든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정책을 지지해야 세대간 통합은 이뤄질 수 있다.

노인 무임승차 폐지 논란은 젊은 세대의 반격이다. 철없이 보일지 몰라도 이런 현상 자체를 젊은 세대의 탓만으로 돌려서는 갈등은 커지고 반복될 수 밖에 없다.

국민연금을 예를 들자면, 지금의 70대 이상 노인들이 경제발전에 기여한 공 만큼의 혜택을 얻지 못한 관계로 기초노령연금이 도입되어 보완되었지만 사실상 가장 큰 헤택을 보는 세대는 지금의 50대라 할 수 있다. 처음 설계된 60%에 해당하는 엄청난 수익율을 그대로 보장받기 때문이다. 지금의 40대초반만해도 40%로 줄어 들었으며 앞으로 30대 이하는 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2030 뿐 아니라 그 아래 세대까지 모두 인구비율이 적어질 수 밖에 없는 저출산 시대가 거의 이십년 가까이 진행중이며 당분간 해결될 기미가 뚜렷하게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20대 이상 그리고 40대까지는 과거로의 회귀보다는 미래 지향적인 선택을 했지만 50대의 박정희 향수에 가로막히자 분노하고 있다. 불행하게도 젊은층이 바란 과거와의 단절을 50대가 부정했다. 안타까움 정도로 그치면 좋겠지만 박정희 향수로는 48%의 국민들을 화합하게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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