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에서온그대를 드문 케이스의 드라마라 말할 수 있는 이유는 다름 아닌 김수현과 전지현 두 배우에 있다.
근래 워낙 핫하기에 굳이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 싶지만 김수현을 필자가 처음 본 건 드라마 '자이언트'에서 였다. 그때의 그는 무명이었지만 인상깊은 연기를 펼쳤고 이후 '해를품은달'을 비롯해 드라마와 영화에서 승승장구했다. 여기서 말하고 싶은건 그가 분명 이름이 덜 알려졌을 때나 지금이나 자기몫을 확실히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걸 바꿔 말하면 인지도가 낮을 때에도 기본이 탄탄했고 인지도가 높아져 갈 때마다 계속해서 성장했다는 이야기도 된다. 흔하고 상식적인 이야기 같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는건 이미 많은 반짝 배우들을 통해 우리는 보아왔다. 예컨에 현빈의 경우 '내이름은김삼순'에서 대박을 터트리고 나서 오히려 주춤했고 그의 경우 '시크릿가든'에서 극복해내며 또 다시 흥행배우로 거듭날 수 있었지만, 오히려 극복하지 못하고 정체되어 스스로도 힘들어 하는 케이스가 더욱 많은게 현실이다. 이런 경우는 대개 해당 배우의 케릭터와 극이 맞아 단발적인 흥행은 했지만 이후 연기의 질적인 성장은 이뤄내지 못해 좋은 작품에 자신을 맞추고 이어 작품을 자신이 끌어 가야 하는데 그런 역량이 부족하기 때문으로 풀이해 볼 수 있다. 주연배우의 몸값이 높은 이유를 필자는 작품속에 스며들어 극을 이끌어 내는데 있다고 생각하는데, 오히려 흥행작 하나로 몸값은 높아으면서 이름값을 못하는 배우가 더 많다보니, 이름값을 해내는 배우는 귀하고 더욱 돋보일 수 밖에 없게 된다.

김수현은 이런 측면에서 귀한 배우다. 특히 젊을 수록 더 특화된 케릭터가 빛을 보기 좋음에도 어떤 작품에서든 자신의 분위기를 만들어 낼 줄 안다. 20대의 나이에 거의보기 힘든 경우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대개 남자배우는 20대에 빛을 보는 케이스가 그다지 많지 않아 인기가 몰리게 되는데 이런 점을 드라마와 영화계에서 모를리가 없을 텐데도 인위적으로 흥행배우를 만들어 낼 수도 없는 노릇이니 20대 남자배우의 부익부 빈익빈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물론 20대후반에서 30대로 넘어가면 연기력이 착실히 쌓여 나가는 배우가 적지 않아 대박흥행작 중 다수를 차지 하지만 몇해 지나지 않아 서른 중후반으로 넘어가면 맡을 수 있는 역할에 약간의 제한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아무튼 귀한 배우 김수현과 전지현이 만났다. 전지현의 연기에 대해 짤막하게 말해보자면 '엽기적인그녀'이후로도 그녀의 연기가 차근차근 발전해 나갔지만 맡은 역할이 좋지 못했다. 앞서 말한 이름값을 못하는 배우가 되어가고 있었다. 그렇다고 연기변신에 대한 의지가 없었던 것은 아니어서 여러 좋은 작품에 출연했지만 크게 주목받거나 대박흥행작으로 만들어내진 못했다. 그건 아마도 전지현이라는 배우가 극을 이끌어 가는 힘이 부족했던데 기인한듯 싶다. (물론 지금은 충분히 훌륭하다. 넘치는 에너지가 작품을 자신것으로 만들고 있다)

다시 말하지만 주연배우는 단지 연기하나만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연기가 기본이 되어야 하는것은 기본이고, 나아가 극을 이끌어 낼 줄 알아야 한다. 소위 말하는 대체불가의 케릭터를 연기해내어야 한다.

예쁜남자와 비교되는 이유

한류스타 중에는 잘생기고 예쁘기 때문에 해외로부터 인기가 높은 경우가 많다. 별에서온 그대에도 여러 주연급조연들이 다수 보이는데 이는 물론 김수현과 전지현이 출연하는 드라마에 대한 기대치가 반영된 것이 아닐까 싶다. 쉽게 말해 잘될 만한 드라마에 출연하는게 긍정적인 시너지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한 캐스팅으로 풀이해 보는 것이다. 그만큼 두 배우에 대한 현재의 기대치는 매우 높다.

예쁜남자의 경우 대단히 좋지 못한 캐스팅이라고 말할 수 있다. 아이유는 얼마전 드라마를 끝낸 바 있는데 아무리 인기 많은 가수겸 배우라 하더라도 이미지소모는 그렇게 쉽게 극복되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아이유의 연기는 나이에 비해 급격히 좋아지고 있지만 극을 이끌어 내는 힘이 있다고 볼 순 없다. 가족극도 아니고 주연의 힘으로 끌어가야 하는 드라마라면 더더욱 그렇다. 장근석 역시 마찬가지인데, 그와 작품의 성격이 잘 맞아 떨어져 시너지가 극대화 되면 작품이 잘 될 수도 있지만 애초에 자꾸만 원작만화가 있는 그래서 장근석의 이미지에 맞춘듯한 느낌은 시청자들에게 어필 될 수 없기 마련이다. (상속자와는 유사한점이 일부 있지만 전혀 다른점도 많은데, 이는 나중에 기회가 되면 언급하겠다.)

최근의 드라마 트렌드는 참신함 그리고 그 참신한 소재를 소화할 수 있는 주연배우가 있는지 여부에 있다. 손현주가 '추적자'에서 주연을 맡아 화제성과 흥행을 모두 가져간것도 그렇고, 송강호가 올 한해에만 설국열차와 관상 변호인으로 3연타석 홈런을 치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인데, 소재를 소화할 능력에 더해 작품을 리드할 줄 아는 면이 주연배우의 필수덕목임을 증명케하는 대목이다.

 

 

 

물론 예쁜남자와 같은 드라마가 만들어 지는 이유는 한류 때문으로 볼 수 있는데,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4% 전후의 시청률은 과하면이 적지 않다. 즉, 국내의 트랜드를 이해하지 못한 스토리와 캐스팅으로는 흥행으로 연결될 수 없다는 걸 증명해내고 있다. 당장 40대 이상은 예쁜남자라는 제목만으로도 이미 높은 시청률을 기대하기 어렵고, 10대와 20대를 주력 타겟층으로 해야 하는데 경쟁작인 별에서온그대 처럼 막강한 적수가 아니라 하더라도 쉽게 흥행하기 어려운 내용이다.

그럼에도 '드림하이'나 '궁'과 같은 젊은층을 타깃으로 흥행한 여러 드라마를 통해 형성된 고리타분한 한류 흥행공식을 버리지 못하는건 아무래도 막장드라마가 계속 만들어 지는 이유와도 다름 없어 보인다.

혹시 같은 소재에 김수현이 출연했다면 어떨까? 필자의 추측이긴 하지만 잘되는 배우에겐 잘될 만한 이유로 단지 연기와 외모로 표출되는 매력에만 국한되어 있는게 아니라 좋은 작품을 알아보는 눈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김수현에겐 그런 주변인물이 있다고 생각된다.(혹은본인이거나) 예전에 한석규가 수많은 히트작을 낼 때 그러했고, 잘되는 배우들은 대개 본인 혹은 주변에서 작품을 잘 선택했다. 물론 본인의 의지도 매우 중요하다고 보았을 때 배우의 연기에 대한 자세도 알아볼 수 있는 대목이다. 멀리 볼 것도 없이 가장 좋은 예는 별에서온 그대에서 김수현과 호흡을 맞추고 있는 전지현으로, 그녀 스스로 최고의 연기력을 갖던가 아니면 자신에게 맞는 최고의 배역을 따냈어야 했는데 그게 그동안 잘 이뤄지지 않다가 최근에서야 재조명 받게 되었다. 물론 우연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연기도 착실히 늘고 있었지만 연기에 대한 자세가 확연히 달라져 있다는게 이 작품 '별에서온그대'에서 뚜렷하게 보이고 있다.

과거 김태희가 망가지는 역할로 일시적인 주목을 받은 드라마가 있었다. 물론 뒷심이 부족해 초반에 비해 끝날 때 오히려 시청율이 소폭 하락하기도 했지만 전지현의 그동안의 역할들 역시 연기변신에 대한 의지가 없었던것도 아니고 나름 호평받은 작품도 더러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틀을 깬다는 의미가 결코 만만치 않다는걸 알 수 있다. 물론 김수현처럼 그게 기본으로 갖춰져 있는 배우에겐 예외가 될 수 있지만...

 

 

 

 

그동안 20대의 젊은 나이에 주목받은 남자배우들 자체가 적다. 그리고 그 중 극히 일부만이 지속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김수현은 앞으로 지속적인 사랑을 받는 배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개인적은 어떤 문제가 있지 않는한 그리고 배우로서의 자세가 무너지지 않는한 그의 배역을 흡수하고 소화하고 다시 자기것으로 만들어 내는 능력은 정말 천생 배우라 싶을 정도로 뛰어나고 매력적이다. 필자가 개인적으로 앞으로 송강호처럼 국민배우로 우뚝 설 거의 유일한 20대 남자배우 0순위로 김수현을 꼽는 이유다.

김수현이라면 예쁜남자와 같은 작품을 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래도 혹시 하게 되었다면 성적이 달라졌을 것이다. 극을 이끈다는건 그만큼 어렵다. 어려운데도 해내는 배우라면 앞날이 탄탄하지 않을 수 없다.

주연배우의 몸값은 이름값을 해냈을 때 충분히 타당하다. 제작진과 시청자 그리고 본인과 주변까지 모두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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