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가 엉터리라는 인식이 심어진 것은 박원순 서울시장과 나경원 당시 후보로 거슬러 올라간다. 물론 그 이전에도 신뢰도가 높았던 것은 아니지만 서울시장 선거는 오세훈 전 시장이 정치적 이슈에 시장직을 걸면서 전국민적인 관심사가 되었는데 여론조사를 해보면 나경원의 압도적 우세로 보였는데 막상 투표를 하고 결과가 나온 것을 보니 박원순이 당선되어 여론조사의 허구성을 국민들이 재차 깨닫게 되었다.

안철수의 지지세가 실재 한다는 것도 이 선거에서 드러났고, 정치에 나서게 된 결정적 요인이 되기도 했다. 박원순이 서울시장 후보로 나서게 되었을 때 처음에는 5%의 인지도와 지지율이었지만 안철수가 양보하는 모양새를 취해 줌으로서 당선까지 되었다.

 

이제 서울시장 선거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대선이 목전에 이르고 있다. 여론조사는 2012년 12월 13일을 기점으로 더이상 발표할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마지막 여론조사에 국민의 시선이 모이는 가운데 다수의 여론조사는 문재인vs박근혜 구도에서 접전의 양상으로 변해가고 있다. 불과 일주일전까지만해도 평균적으로 4~%%의 격차가 있었는데 이제 사실상 일부조사에서는 역전이 될 정도로 초박빙이 되어가고 있는 셈이다.

이런 와중에도 오히려 격차가 더 벌어지는 조사가 있는데 바로 '중앙일보 조사연구팀'이 내놓은 조사결과다. 4일 발표한 결과로 많은 비난을 이미 받았음에도 또다시 13일 같은 조사팀이 더 벌어진 격차의 조사결과를 내놓으니 초지일관한다고 칭찬해줘야 하는건 아닌지 모르겠다.

전문가들은 응답율이 25~30% 이상은 되어야 한다고 하는데, 대개 요즘 조사는 20%도 안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일단 나중엔 어떻게 되더라도 보도하고 보자식으로 해석하는게 맞을 것이다. 왜냐면 악의적 오보도 있겠지만 워낙 여론조사 결과 발표를 많이 하는 분위기니 묻어가기식 발표도 적지 않을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민심을 왜곡하는 '밴드 왜건효과'와 '언더독효과'도 그렇지만 필자가 가장 우려하는건 이런 행태가 많아짐에도 지적하는 사람은 적고, 여러 여론조사가 비슷한 결과가 나오니 평균을 내서 보면 되지 않겠느냐는 안일한 생각이 퍼지고 있다는 점이다. 관용어린 시선으로 바라볼 일에는 가혹하고 냉정한 사람들이 이런 부실한 여론조사에는 왜 그렇게 관대한지 모르겠다.

만일 이번에도 또 다시 서울시장 선거 때 처럼 여론조사 결과가 바뀌게 되면, 아예 법적인 규제를 강화하여 응답율과 오차범위에 대한 기준강화를 해야 한다는 생각도 든다. 그러니까 조사하고 발표 하는거야 여론조사기가관이 국민의 뜻을 알아보고 보도하는 것이니 권장할 만한 일이지만, 여론을 왜곡하는 결과를 내는데 악의적으로 이용하는 경우를 막기 위해는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기준에 못미치면 발표할 수 없도록 규제하자는 것이다.

이제 대선이 일주일 앞이다. 민의가 왜곡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전해지는 결과가 나오길 기대하며 글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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