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자를 15회는 드라마가 보여줄 수 있는 끝판왕 격인 연출이 돋보였습니다.

높은 투표율로 강동윤 낙선 - 박근형과 강동윤의 대화 장면 - 백홍석 재판

이렇게 크게 세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는 장면 내내 시청자들의 감정은 고조 되었고 마지막 재판 장면에서 최정우가 그간 있었던 사건 내용을 이야기 하며 변론을 마치자 백홍석 최후의 모두발언에서 나는 끝내 참고 참았던 눈물을 하염없이 흘리고 말았습니다. 아마도 이 장면에서 눈물 흘리지 않은 시청자는 거의 없을 것입니다.

"수정이 재판 다시 할겁니다."

황반장은 강동윤이 대통령이 되면 잠시 멀리 가 있으라고 하지만 백홍석은 마약과 원조교제라는 더러운게 수정이의 이름앞에 뭍어 있다며 그걸 자신이 닦아 줘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니까 투표마감을 앞두고 모든 이야기들이 종점을 향해 가면서 자신의 손을 떠나버린 일에 대해 주변인물들의 모습이 한번씩 돌아가며 화면에 잡히게 됩니다. 주인공인 백홍석에 이어 다음 장면은 서회장이 후계자인 아들에게 하는 말이 인상적입니다. 아니 인상적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약간 뭣하조. 워낙 전체적으로 그러하니까요.

아무튼 서회장은 아들 서영욱에게 비유를 통해 대선 결과에 대해 예측합니다. 황소의 몸무게를 어떤 사람은 얼마 100키로라 하고 어떤 사람은 오백키로라 하는 등 각각 제멋대로 부르는거 같지만 백명을 모아놓고 평균을 내보면 얼추 맞고 천명에게 물어보면 더욱 더 정답에 가까워진다는 말로 민심의 향방이 투표에서 드러남을 빗대 말합니다. 마지막까지 작가의 센스가 돋보이는 대사였습니다. 결국 높은 투표율로 강동윤은 낙선되고 맙니다.

"난 침몰한다. 내배에 다 실어라"

강동윤은 낙선이 확실시 되는 시점에 보좌관 신혜라에게 이렇게 말하조. 솔직히 이 드라마는 장명장면마다 모두 명장면과 명대사여서 따로 리뷰를 남긴다는것도 어려울 정도입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깊은 장면을 고르고 골라야 하조.

"있는 집에서 태어났으면 죄안짓고 한자리 했을긴데, 욕봤다 동윤아"

신혜라와의 대화 이후 서회장을 찾아간 강동윤에게 서회장이 해주는 말입니다.

"벌 달게 받겠습니다."

최정우 검사가 혐의에 대한 변론을 훌륭히 마치고 분위기가 좋아졌는데 돌연 백홍석은 최정우의 변론 요점 3가지 중 마지막 한가지에 생각이 틀리다고 최후 모두발언에서 말해버립니다. 자신은 심신미약상태가 아니었고 그때 자신이 할수 있었던 최선은 그것 뿐이었다면서 받아야할 벌은 달게 받겠다고 말합니다. 이 부분에서 눈시울을 붉히는 백홍석의 모습에 대부분의 시청자는 같이 눈물 흘렸을 것입니다. 짐작이지만 틀릴것 같지 않은 짐작이조.

 

SBS드라마 '추적자'캡쳐.

남은 아쉬움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서회장은 건들지 않는거 같다는 말이 돌고 있조. 남은 마지막회에서도 그건 변함이 없을것 같군요. 왜냐면 드라마가 진행되는동안 서회장에 대한 구체적인 혐의나 단서가 포착된게 없기 때문입니다. 흔히 말하는 막후로서 어떠한 구체적인 문제에 직접적으로 관련되지 않은 것으로 표현됩니다. 즉 애초부터 서회장은 처벌대상에서 빠져 있다는 것입니다. 최정우검사가 혐의를 놓친거나 하는게 아니라 애초에 대상이 아닌 것이조. 물론 굳이 문제삼으려면 서회장이 기존에 전화상으로 했던 행동 중 일부에 문제가 있을 수 있으나 작품 연출 상 그런 힌트는 숨어 있지 않았조.

최종감상평

'추적자'는 순도 99.9%의작품이었습니다. 중간중간 굳이 콕 찝어서 지적하라고 하면 조금 어색한 부분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리 크게 두각될만한 꺼리는 전혀 없었습니다. 정말 정말 한해에 한편 볼까 말까한 흠 없고 온통 칭찬거리들로만 가득한 드라마였습니다.

화려한 장치가 없어도 극중 인물들의 깊은 연기력으로 표현되는 대사 한마디 한마디에 집중해서 볼 수 있었던 드라마가 근래 추적자 외에 더 있었나 싶습니다. 아마 제 기억에는 없었던것 같습니다. 그 정도로 잘만들어진 스토리와 대사들로 채워져 있었습니다.

작품으로서의 가치는 베스트 오브 베스트였습니다. 더이상 분석은 하지 않겠습니다. 그저 시청자는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같이 백혹성과 같이 눈물 흘리며 보았습니다. 작가는 사회에 대해 말하고픈 것을 흥미롭고 이해하기 쉽게 여러 각도로 표현해주었고 배우들은 실컷 흥이 돋아 최고의 열연으로 시청자들을 감동시켜 주었고 시청자들은 백홍석과 함께 호흡하며 몰입하여 드라마를 시청할 수 있었습니다.  최고의 드라마가 이런게 아니면 어떤게 더 있을까요. 추적자는 최고의 드라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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