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중훈이 자신의 트위터에 대선토론회에 대한 후기를 남겨 화제가 되고 있다. 그는 "한쪽의 수준이 차마 그 정도일 줄은 몰랐다" 라고 썼다. 그런데 내겐 이 말이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라고 외치는 것과 같이 들렸다.

왜냐면 대선토론이 끝난 직후 있었던 여러 전문가들이 나와 박근혜와 문후보가 토론에서 어떤 점을 잘했고 어떤점이 부족했는지를 평가 하는 프로그램이 방영되고, 여러 언론기사가 쏟아져 나오는데 대개 "박근혜는 비전제시를 잘했고, 무재인은 구체적 방안에 강했다" 라는 식의 평가가 주를 이루면서 공감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박중훈이 말한 것처럼 3차 대선토론은 기울어도 아주 크게 기울인...차마 양자토론이라 말하기 어려울 정도의 심각한 수준차이를 보여주었는데 이를 모를리 없는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나름 공정한 발언을 해야 겠다고 생각한건지 억지로 균형을 잡으려 했지만 실은 그게 더 왜곡이라는건 모르는 것일까. 입은 비뚤어 졌어도 말은 바로 하라고 했는데, 박중훈처럼 대중에 널리 알려진 톱배우의 솔직한 생각이 내게 전달되어 오자 나름 후련한 마음이 들었다.

"잘 관리감독 해야겠다"
"투명하게 할거다"
"대통령이 되면 할거다"
"개선해 나가겠다"

박근혜 후보는 이런식의 답변이 내용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그나마도 더 할말이 없어서 답변시간을 종종 채우지 못하였다. 반값등록금을 소득분위별 차등적용하자는 박후보의 주장에 대해 문후보는 복지는 공평하게 모두에게 하고 부자에게는 과세를 더욱 무겁게 하는게 바른 방법 아니나고 되받아쳤다. 또한 사학법은 대학의 경쟁율 강화를 목표로 등록금 자율화를 하였건만 마치 풀어놓은 야생마처럼 마구 인상을 하니 이런 부작용을 막으려 개방형이사제를 도입하자는 내용을 골자로한 법안이었는데 이조차도 새누리당의 엄청난 저항에 부딪혀 난항을 겪어야 했다.

"대선 토론회를 봤다. 한쪽의 수준이 차마 그 정도일 줄은 몰랐다. 서로가 생각하는 방향이 달랐을 뿐이지, 양쪽 다 일리가 있어서 유권자로서 고민하길 바랬었다" 라고 말하기도 했다.

박중훈은 대선토론에 대한 평가에 이어 "제 영화 중 1000만 관객이 봐주신 영화가 있습니다. 관객들이 천만을 채워 주시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극장에 오셨다기보다 그냥 영화가 좋아 티켓을 사신 것이 그렇게 된 겁니다. 12월 19일도 그렇습니다. 그냥 오셔서 한 표 찍으시면 됩니다" 라고 투표 독려를 하였다. 박중훈처럼 누군가는 좀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라고 소신 발언을 하는 사람이 요즘은 더 많이 나타났으면 하는 바램이다. 또 그 이전에는 “두 편의 영화가 있을 때 둘 다 보기 싫어서 안 보면 두 영화가 모두 망합니다. 영화는 그래도 돼요. 근데 투표는 둘 다 보기 싫어 기권하면 진짜 보기 싫은 사람이 되는 수가 있거든요.12월 19일 좀 상황이 어려워도 꼭 투표해야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라고 했다.

필자가 트위터를 개설하고 팔로워 만을 넘어서던 시절에 박중훈이 트위터를 시작했는데 이제는 그가 소셜테이너로 불리운다니 누가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 트위터는 독이 될 수도 약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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