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예능의 판도가 변하게 된 이유를 힐링캠프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지만 필자는 조금 생각이 다릅니다. 왜냐면 힐링캠프의 약진 못지 않게 <안녕하세요>도 괄목할만한 발전으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으며 <놀러와>시청자층을 흡수했기 때문입니다.

놀러와의 부진은 딱히 뭐라고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아무래도 달라져가는 예능계 흐름에 발맞춰 가지 못한 탓과 '안녕하세요'의 소리 없는 약진에 대응하지 못한채 시청자층을 빼앗긴 결과가 아닐까 싶습니다.

 


<안녕하세요>의 특징은 게스트에 대한 개념이 타 프로그램과 다르다는 점입니다. 한회 분량에 세가지 고민을 가진 세명의 일반인 게스트가 주가 되고 연예인 게스트들은 리액션 정도에 고민과 맞는 재밌는 에피소드를 말하는 정도면 충분하니 부담이 적습니다. MC들이 상대하는 메인이 연예인게스트가 아니라는건 이처럼 색다른 느낌을 주게 되는 것이죠. 오히려 이럴 때 출연하는 연예인들은 부담이 적어 좋고 할 얘기가 있으면 더욱 좋게 됩니다. 설혹 말할게 없어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더라도 큰 상관은 없습니다.

<안녕하세요>의 가장 큰 장점은 무한대의 소재 발굴이 가능한 포맷 자체이 있다. 보통 사람들의 각양각색의 사연들은 겹칠래야 겹칠 수 없는 무궁무진한 소재의 창고와 같다.

이렇게 <안녕하세요>는 시청자들이 공감 할 수 있는 고민을 갖고 있는 일반시민이 메인입니다. 출연한 시민의 고민은 폭 넓은 연령대가 고르게 공감할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안녕하세요> 방영 초기, "재미는 있는데 그래도 놀러와를 봐야지" 라는 심리가 강했다면 이제는 컬투와 이영자를 비롯한 MC들의 절묘한 호흡과 안정된 진행으로 더날 나위 없는 좋은 포맷을 가진 프로그램으로 정착하게 되면서 시청자들은 각양각색의 사연들이 주는 재미에 매료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가장 큰 장점이 하나 있는데 그건 바로 싫증이 잘 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일부 화제가되는 연예인들만을 대상으로 했을 때는 소재의 자유로움이나 풀의 한계가 있기 마련인데 모든 시민들을 대상으로 했을 때는 소재가 무한대에 가까워 지게 됩니다. 제작진이 해야할 고민은 넘치는 사연 중에서 너무 시대에 뒤떨어지거나 앞서가지 않는 가장 많은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소재를 찾아내기만 하면 됩니다.

반면에 앞서 지적한 것처럼 오래된 연인과 같은 존재가 되어 버린 <놀러와>는 놓아 버리기도 그렇고 쉽게 식상하다고 말하기도 어려워서 마치 고양이목에 방울 달기 처럼 에메모호한 위치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예능계의 흐름에 관계치 아니하고 독자적인 흐름을 만들어 내곤 했던 유재석일지라도 홀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되어버린 것으로 보입니다.

 과거의 MBC였다면 유능한 PD들과 '놀러와'제작진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였을 것이나 '파업'이후의 MBC는 뚜렷하게 갈길을 잡지 못하고 '위기대처능력'도 눈에 띄게 약해진 모습이 보이고 있습니다. 유재석이 괜히 유재석이 아니고 그와 함께한 제작진들 또한 국내 최고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 그들에게 더 좋은 방향을 모색할 수 있게 힘을 더해줄 생각은 안하고 안되면 자르고 대체편성이라는 방법을 쓴건 아주 큰 실수로 여겨집니다.

최근 화영이 안되면 자르고의 희생양이 되었다. 이런 식이라면 누가 열심을 다해 업무에 종사할 수 있을까?

SBS '런닝맨'이 지금은 모든 예능중에서도 손꼽히는 프로가 되었지만 초창기엔 심한말로 하면 '무시'받는 프로였다느 것을 많은 분들이 기억하실 것입니다. 그러나 SBS와 제작진 그리고 유재석과 멤버들이 힘을 다해 열심히 달린 결과 불가능해 보였던 시청자들의 마음을 얻는데 성공하고야 말았습니다. 지금 '반지의 제왕 파일럿'프로를 편선하는 MBC와 같은 행태속에서라면 나올 수 없는 성과입니다. 오히려 과거 '무한도전' 이 '런닝맨'과 같은 과정을 MBC에서 겪었고 이 때문에 유재석의 마음의 고향이 MBC가 아니냐고 하는 사람들이 많을 만큼 애정이 깊을 수 밖에 없는 MBC에 뒤통수를 맞은 유재석의 마음은 어땠을까요? 쿨한 유재석이라고 할지라도 서운한 마음이 없다면 이상할 일일 것입니다.

"유재석은 서운했을 것이다"

수도 없이 많은 위기를 겪었던 유재석, 그는 그와 함께 하는 사람들과 그 위기를 극복해 왔습니다. 그리고 그런 그에게 믿음을 주고 지켜봐준 사람들을 배신하는 결과를 내어본 적이 없습니다. 그 어떤 누구보다 많은 증명을 해낸 사람도 믿지 못하고 미리 400회 예고까지 나간 마당에 돌연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대체편성한다는건 너무나 예의에 어긋나는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떤분은 '정나미가 떨어진다'라고 표현하고 또 어떤분은 '믿을 수가 없는 일'이라고까지 말합니다. 시청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지키지 않았기에 나오는 말입니다. 필자의 입장에서는 이번 일을 두고 이렇게 표현하겠습니다.

"놀러와의 일방적인 결방은 '방송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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