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뉴스의 댓글을 보면 참 재밌는 부분들이 많다. 박유천이 그런 케이스인데, 주변에 보면 박유천의 연기를 칭찬하는 사람이 드문데 인터넷 댓글은 호평일색이어서 조금 의아한 적이 있었다. 특히 대부분의 연기자들은 호불호가 갈리는 경우가 많는데 큰 배우라고 일컬을 만한 정도가 아니라면 대개 그러하다. 내 경우도 박유천의 연기가 그리 썩 좋게 느껴지진 않아 왔다. 스타일이 안 맞아서일 수도 있지만 성균관스캔들에서 실제 연기력에 비해 과대포장 된 느낌을 강하게 받았고 그 이후 여러 작품에서 그다지 발전한걸 못느꼈기 때문이다.

그런데 보고싶다에서는 박유천의 어색한 느낌이 거의 사라졌다. 이제는 박유천 또래의 연기자중에서 송중기 정도가 아니면 비교할 대상이 없다는 느낌까지 줄 정도로 연기가 굉장히 많이 늘었다는게 항하게 느껴졌다. 앞서의 비평이 불편하게 느껴질 박유천 팬들도 있겠지만 내 기준에서는 그러했었는데 이젠 그런 불평을 할 이유가 사라졌다. 다시 한번 성스를 보게 된다면 아마 필자의 말을 이해하지 않을까 싶다.

아무튼 이젠 또래중에선 필적할 연기자가 없다고 말할 정도의 큰 발전을 이룬 박유천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고싶다'의 흥행대박이 어려운 이유는 다름 아닌 드라마의 장르와 소재 때문이다. 블록버스터 영화가 대부분 오락장르인 이유를 생각해 보면 쉽다. 세기의 명작이라 불리울 만한 '타이타닉' 정도의 스케일을 자랑하는 대작이 아니라면 오락장르를 넘어선다는건 쉽지 않은 일이다.

돌려 말하자면 '보고싶다'와 경쟁하는 전우치전이 첫회의 엉성함을 벗어나 안정을 되찾기만 해도 상대하기가 벅차다. '전우치전'이 상승세를 타게 되면 '보고싶다'는 탄력을 받기 어렵다. 차라리 '전우치전'의 대박을 이야기 하는게 더 쉬운 선택이라는 말이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본 '전우치전'은 대박이라고 말하기엔 조금 조심스러운 부분이 많다. 연출과 액션 등에서 총체적인 난국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을 정도여서 아무래도 이런 부분은 '보고싶다'에 호재로 작용할 듯 싶다.

 

 

드라마 '보고싶다'가 고전하는 이유중에는 조금 아쉬운 편성이 한몫하고 있다. '착한남자'와 어느정도 겹치는 분위기 때문인데 한번 히트치는 드라마가 나오고 나면 비슷한 분위기에 싫증을 내는 피로감이 분명 시청자들에게 생기기 때문이다. 시크릿가든의 흥행이후 비슷한 장르를 바로 내보내선 안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불행중 다행인것은 착한남자가 괜찮은 성적이긴 해도 초대박까진 아니라는 점이다.

박유천 뿐 아니리 기대했던 유승호도 어느정도 괜찮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호평일색일 정도는 아니다. 유승호는 또래 연기자 뿐 아니라 누구에게도 지지않을 멋진 눈빛을 가졌다. 연기도 흠잡을데는 딱히 없다. 다만 특별한 느낌은 아직 주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도 언론기사는 호평만 하니 조금 어색한 기분이 든다. 하긴 나이를 감안하면 훌륭하긴 하다.(성인이 된지 얼마 안되엇으므로 섵불리 판단할 수도 없다)

아무튼 기대 이상의 연기발전을 이룬 박유천과 마찬가지로 성인연기자로 어느정도 자리를 잡아 가는 유승호, 두사람의 맞대결을 이야기하가기 이젠 좀 에매해졌다. 유승호의 어린시절 연기를 기억하는 내 입장에서는 유승호의 손을 들어 주고 싶으나 이번만큼은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 확연한 차이가 있었다. 그만큼 박유천의 모습은 '보고싶다'의 시청률을 이끄는 중심중의 중심 역할을 하기에 충분해 보이는데, 상대적으로 유승호는 어느정도 자신의 가치 정도만 해도 다행이다 싶은 생각이 드는 정도에 머물러 있다. 유승호가 만일 박유천 정도의 나이에 이르게 되면 굉장히 깊은 내공의 연기가 나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나 현재 기준으로는 박유천에 비해 밀린다는 느낌이 강하다.

유승호는 조금 더 틀을 깰 필요가 있다. 연이어 배역을 맡은 자세는 좋으나 조금은 파격적인 배역을 맡는게 어떨까 싶다. 역 자체가 박유천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상대역의 남자 정도에 머물고 있지만 스스로가 자체 발광하면 배역의 성격도 달라질 수 있는게 한국의 드라마 판도 아니던가. 둘이 경쟁이 되야 드라마가 조금은 더 살아날 수 있다. 지금처럼 조금 기운상태라면 오히려 서로에게 독이 되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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