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자 누른 대물 시청율, 연기력이 승부갈랐다.

2주전쯤이었을 텐데 이웃분중에 한분이 시청자들에게도 선택권을 주어야 하는것 아니냐는 뜻을 담은 포스트를 발행한 것을 본 적이 있다. 내용은 짐작하시는 것처럼 비와 권상우 둘다 보기 불편하고 '장키'는 고려대상에 없으니 수목드라마는 어떻게 할거냐는 이야기였다. 사실 이런 생각에 동조하는 분들이 상당수 였을 것이라 짐작되고 그것이 시청율에도 일부나마 반영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지만 워낙 두 드라마의 성격이 뚜렸한지라 어떻게 승부가 날지에 관심이 가는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다.

그런데 대물1부가 방영된 다음날부터 조금 보기 불편한 기사가 눈에 보이기 시작하였다. 여러 신문사에서 온통 비슷한 논조로 "도망자가 대물 누르고 압도적인 시청율 우위"라는 논조의 기사였는데 자세히 들여다 보면 두 드라마는 초기 동율의 시청율 18%였으나 50대 이후를 모두 묶은 부분에서 대물이 우위를 차지한 것 외에 10대부터 40대까지 도망자가 압도적이었다라는 내용이었다. 이러한 기사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는게 50대 이상의 선택을 왠지 무시하는 듯한 인상을 줄 수 있고 개인적으로는 실제 그러한 뉘앙스가 담겨 있다고 본다. 기사의 주 내용을 10대부터 40대가 선택한 드라마라는 내용으로 채우고 말미에나 대물은 50대 이상의 선택을 더 많이 받았다는 내용을 살짝 추가하거나 아예 실지 않는 식이었으니까. 또 한가지는 전형적인 왜곡식 기사였다는 것인데 동률을 두고 압도적이라는 표현으로 기사의 의도를 직접적으로 드러내고 있었다.

그런데 대물2회가 방영되고 나서 승부가 갈라졌다. 도망자는 이제 초반의 인물과 사건 소개의 단게를 지나 스토리가 점점 디테일한 부분까지 파고드는 전개가 진행중이므로 초반 시청율에 비해 소폭이나마 상승 조짐이 분명히 드러나야 하는 때로 이 단계에서 소폭이라도 시청율이 하락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신호라고 할 수 있다.

연기력 , '비'정지훈 vs 권상우

'도망자 plan b' 첫방이후 연기력에 너무도 많은 질타를 받았던 '정지훈'은 나름 개성있는 케릭터를 그리며 차츰 안정화 되는 모습이다. 사실 난 공정하게 보려고 노력하는 편이고 두 드라마가 방영에 들어가기 직전까지만 해도 도망자의 소폭 우세를 조심스럽게 이야기 하던 사람이었지만 기자들의 노골적인(아직까지는) 도망자 편들기식 기사는 눈쌀을 찌푸리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정지훈의 연기는 지우라는 케릭터에 걸맞는 분위기를 내며 점점 시청자들의 눈에 익숙해지고 개성까지 부여하여 초반의 혹평을 벗어났을 뿐이지 "연기력 논란 잠재웠다", "비의 연기력 호평 일색" 이런 식의 기사는 정말 옹색하기까지 하고 너무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게 한다. 결코 그러한 정도는 아니기 때문이다.

비와 권상우는 똑같이 구설수에 올랐어도 사건이전에 비의 줏가는 여전한데 반해 권상우는 상당기간 하락세를 겪어왔다는 점이 달랐다. 그래서 그런지 그동안 권상우의 연기력에 대한 혹평은 끊이질 않아왔었다. 사실 이 포스팅을 할까 말까 고민도 잠시 하였는데 어제는 온통 고현정에 초점이 맞추어진 리뷰가 많아서 '대물'의 또다른 한축인 '하도야'에 대한 리뷰를 틈새로 공략한 글을 올렸으나 반응은 그다지 없었기 때문. 그만큼 권상우에 대한 기대치 자체가 낮고 실제 '거품 권상우'라던지 '몸만 있고 연기는 없는 배우' 정도로 인식되어지고 나아가 '발음이 어눌하여 몰입을 방해' 한다는 이야기가 들릴정도로 상당한 하락세였다.


거품이라는 것은 실재 가치를 넘어서는 반응을 말한다고 보면 개인적으로는 거품이 맞았다고 본다. 그러나 '대물'에서 권상우의 연기에서는 무언가 크게 다른 간절함이 뭍어 있었고 거품을 걷어 냈다는 인상을 받았다. 권상우는 고현정의 카리스마 연기만큼은 되지 못하지만 극의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주인공로서의 몰입도는 충분히 주는 연기를 선보여 솔직히 놀라운 생각마저 들게 하였다.

항상 2% 부족했던 정지훈 과 권상우

정지훈은 연기력 논란이 그동안 그다지 많지 않았던 것은 기대치와 연결하여 생각하면 아주 쉽다. 그동안 여러 작품을 통해 보여준 비의 연기는 '베리굿'을 외치기는 힘들어도 대부분의 20대 초중반 남자 배우들의 평균치 만큼은 해내었고 거기에 더해 그의 스타성이 함께 하니 출연하는 작품마다 괜찮은 성적을 거두었다.

하지만 세월과 함께 기대치는 올라가고 그에 준하는 발전이 없다면 대중은 실망을 하기에 이른다. 즉 20대때는 미래에 대한 기대치로 부족한 2%를 용인하고 이해하려 하지만 성숙된 연기를 선보여야 하는 나이대가 되었음에도 발전이 보이지 않고 단점이 여전하다면 기대치 대비 실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내가 보는 정지훈의 연기력은 발전하지 못하였다. 과거 그가 보여준 케릭터만큼만 해내고 있을 뿐이고 '상구야 학교가자'에서 보여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다만 정지훈의 가장 큰 무기인 '특유의 케릭터'만이 나이에 걸맞게 그 매력이 더해지고 있을 뿐이다.(사실 풋풋한 매력은 떨어지고 다른 부분이 채워지니 플러스마이너스 셈법은 무소용이지만 그래도 전체적인 매력은 여전하다)

반면에 권상우는 앞서 이야기 한 바대로 어눌한 발은 등 기초적인 부분부터 해서 전문배우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연기력으로 인정받지는 못하였다. 조금 과하게 이야기 하면 '배우 겸 가수'인 정지훈보다 나은게 없어 보일정도였다. 

그러나 남자의 나이 서른 중반이면 조금 무언가 달라지는 점이 생기게 된다. 바로 절박한 마음이 실체화 되어 간절히 연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도 20대때에는 뜻대로 되지 않았던 것들이 서서히 풀어져 내리듯이 몸에 맞추어져 가며 연기의 발전이 두드러지게 온다는 것이다. (누구나 다 그런것은 아니다. 다만 발연기로 불리우던 다수의 남자 배우들이 이 시기글 거쳐 연기의 안정화를 이룬 경우가 상당히 많다) 권상우는 그러한 시기를 맞은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작고 미묘한 차이지만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남들이 항상 지적하는 발음 문제를 떠나 나는 권상우의 연기를 전체적으로 2%항상 부족하다 여겨왔는데 이번 '대물'에서는 연기에 완급이 붙었고 강약을 조절할 줄 알게 된 것이 눈에 보였다. 확실한 발전이라 하겠다.

드라마? 가요? 예능? 비주얼 시대는 지났다. 비주얼+감동이 대세!

감동은 스토리와 케릭터에 맞는 연기로 부터 비롯된다. 물론 고현정처럼 스토리를 다 몰라도 얼핏 채널을 틀고 1분안에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붉게 만들 줄 아는 배우도 있지만 대개의 경우 눈물연기를 아무리 실감나게 하여도 스토리와 연결되어 케릭터에 몰입할 조건이 맞지 않으면 '눈물 연기는 자연스럽게 잘하네'라는 생각은 하여도 같이 눈물을 흘리진 않게 된다.

시청자들은 비주얼 시대에 지쳐버렸다. 가요계는 단순히 비주얼만 좋아서는 성공하기 힘든 시대가 점차 오고 있다. 비주얼은 기본이고 그 위에 개성이 강하게 덧대어 있지 않으면 관심을 받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이뿐인가 예능 프로또한 '무한도전' '남자의 자격' 등에서 선보인 감성예능이 트랜드를 이끌어 가고 있다. 드라마라고 다를 쏜가. 

도망자는 식상한 비주얼에 너무 지나치게 초점을 맞추며 시작했고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다만 본래 '도망자'라는 드라마가 가진 본연의 재미가 점점 무르익어 꾸준히 시청했던 사람이라면 보는내내 불편함이 없고 재미의 가속도가 붙는 과정중인데 너무 드라마의 색깔이 치우쳐져 있는 단점 때문에 초기 관심을 이어가지 못하고 이탈하는 시청자가 적지 않은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하지만 이정도 이탈은 '도망자'가 갖는 원천적인 한계를 그대로 반영하는 것으로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고현정이 보여준 연기는 정말 아무리 칭찬을 해도 부족한 면이 있기 때문에 따로 언급을 하지 않겠다. 다른 리뷰어분들이 많이 다루고 있으므로..

"고현정의 연기가 두 드라마의 시청율 차이 만큼이 아닐까?"
"불편한 내용이 시청자들을 끌어들인다. 변치 않아 줄꺼지?"

마치며...

마치는 말에 개인적인 의견을 이야기하자면  '대물'이 2회부터 도망자의 시청율을 앞지르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압도'하고 있다고 해도 될 정도의 차이가 벌어졌다. '대물'과 '도망자'는 방영시기가 거의 겹치는데 지금 추세와 시청자들의 반응을 종합해 보았을 때 '대물'의 시청율이 '도망자'의 시청율을 크게 앞선 정도가 계속되지 않을까 추측해 본다.

드라마 '대물'이 작가변경과 PD변경으로 초심을 잃지 않길 바래본다.

어제부터 시작된 두 수목드라마의 시청율 경쟁에 대한 기사가 종종 나오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될것으로 보이지만 사자비의 이번 분석이 이글을 읽어 주시는 여러 독자분들의 이해를 돕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을 전하며 글 마친다.

덧) 몇일전 올렸다 반응이 업어 조금 수정하여 재발행 합니다. 좋은반응 기대해 봅니다. 반응은 아시다시피 추천클릭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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