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왕 사과요구 발언에 촉발된 일본정부의 보복이 무리수인 이유와 독도 공세 철저히 외면해야 할 필요성.

외교문제는 참으로 어렵습니다. 민족적인 관점에서야 독도발언이 필요한것 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 발언의 당사자가 현 대통령이라는 점과 여러 불리한 국정 상황에 뒤집기 위한 꼼수라는 시선도 적잖은 것 또한 사실이죠.

이글에선 필자가 어떤 해답을 제시하진 못하지만 그저 한 소시민으로서의 작은 의견 정도를 제시하려 합니다. 일단 독도 문제제기 정도는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서만 본다면 그리 큰 문제가 될만한 소지는 없지 않나 생각합니다. 문제는 어떤 의도가 내포되어 있느냐 인데요. 이글에선 이 부분을 분석하진 않겠습니다. 충분히 훌륭한 분들의 비평글이 넘쳐나고 있는 상황이니까요. 지금 이시점에서 가장 큰 문제가 되고 있는건 잽을 날린건 좋았는데 어퍼컷까지 엉겁결에 날렸다는 점입니다.

어느정도 준비가 있었고 계획된 독도발언이라는 인상을 받는 것과는 달리 '일왕 사과'발언은 즉흥적이라는 느낌이 강합니다. 상대측의 조상이 과거사를 반성하지 않았는데 그 후손들까지 그러하니 참으로 뻔뻔한 집단이자 국민성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나라대 나라간의 관계가 과거사에만 한정되어 있는 것은 아니므로 복잡한 이해관계를 다 같이 고려해 봐야 합니다.

처음 이대통령이 독도 관련 발언을 했을 때 국제사회에서 보다 명분을 얻을 수 있는 쪽의 발언이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과거 노무현 대통령이 강조하기를 전범의 역사와 맞물려 이야기 하면서 독도문제를 일본이 물고 늘어지려는 것은 침략의 역사를 정당화하려는 시도라고 규정하면서 비판했던 식으로 말이죠.

이명박 대통령의 조심성 없는 발언은 이미 하고 만 것이니 대책을 논해야할 것인데 필자가 보기엔 '일왕 사과' 발언 이 있기 전이라면 띄엄 띄엄 게릴라식 전법을 사용해도 좋고 아주 입다물고 나중에 히든펀치 한번 더 날리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었겠지만 추가발언 이후 지금 일본은 마치 명분을 획득한 것인양 생각하고 마치 망둥이처럼 날뛰고 있으니 잠시 비켜 설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독도문제는 철저히 외면하고 명분에서 절대 질수 없고 공론화 하기 좋은... 그래서 우리가 원하는 '장'을 마련해 2차세계대전 당시 엄청난 피해를 입은 바 있는 중국을 포함한 범 아시아권과 더불어 야스쿠니 신사참배 그리고 위안부 무네를 집중적으로 제기해 초점을 이쪽으로 옮겨 오는게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특히 정부보다는 민간 차원에서 적극 나서고 언론은 이를 뒷밪침 해주는 식이 어떨까 싶습니다. 예를 들어 '위안부문제'를 어떤 한류스타가 직접 거론하고 관련 민간단체의 지지성명이 이어지고 미리 준비한 아시아 각국의 민간단체들의 연합 성명같은게 이어지게 된다면 일본측에서는 명분에서 절대적으로 밀릴 수 밖에 없어서 큰소리로 '우리일에 간섭말라' 정도로만 대응할 뿐 주변국들의 지지는 일체 얻지 못할 것입니다. 한마디로 초점을 옮겨내면 일시적으로 광분하고 있는 일본정부라 해도 더 크게 일을 벌릴 동력을 잃게 되지 않을까 싶은 것이죠.

단단한 예로 비유를 해보조.

어는 노인(일본)의 과거중 중대범죄 행위가 있는데 그 범죄를 조사해서 죄를 물려야할 경찰(미국)이 뭔가를 주고 받으며 관대한 처분을 내리는 대신 재발방지를 위해 전자팔찌(군대를 두지 못하는 일본헌법)를 묶어 두었는데 범죄 피해자인 A씨는 몇십년 전의 일을 똑똑히 기억하고 노인에게 잘못을 시인하라 지적하는데 노인입장에서는 자기가 살아온 삶의 발자취를 통째로 부정당하는 일을 하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이때 현명한 사람이라면 당신의 후손을 생각해서라도 과거를 반성하고 넘어가는게 좋을 것이라 타이르면서 명분을 확실히 세워 반박이 어렵게 만들 것이나 다짜고짜 원투펀치도 모자라 어퍼컷까지 날리면 상대방도 감정이 격해서 마구잡이 펀치를 날리고 보게 되는 것이죠. 결국은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얻어내느냐 아니냐인데 늘 감정이 앞서면 손해만 보게 되어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일본이 지금 광분하고 있는 것도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그들은 지금 이런 상황에 처했을 때 할 수 있는 준비된 메뉴얼 대로 행동하면서도 겉으로는 명분이 우리에게 있다고 떠벌리고 있는 실정이니까요.

일본이 지금 광분 하는건 쉽게 찾아오기 힘든 기회라 여기기 때문입니다. 영국이나 일본의 정치형태는 국왕을 두고 있지만 그 지지는 확실히 예전같진 못합니다. 그러니까 조금 과하게 표현하자면 아직도 우리나라에서도 일부 노인층이 대통령을 마치 왕처럼 받들어야 되는 존재로 생각하는 것처럼 일본에서도 일왕은 아버지 이상의 아주 높은 큰 어른으로 모셔야할 존재였지만 요즘 세대는 점점 그런 틀에서 벗어나 말그대로 하나의 상징처럼만 생각하고 있습니다. 영국도 마찬가집니다. 그렇다고 결코 무시할 순 없습니다. 마음속의 지지의 깊이는 다를 지언정 지지 자체는 애국심과 연결되어 일정 부분 대를 이어 유지되는 것이니까요. 이 상징성은 곧 애국심과 연결짓는 정도의 수준에서 앞으로도 계속 될 공산이 높습니다.

이 애국심이라는게 묘해서 평소 여왕에 대해 별다른 감흥이 없거나 심지어 싫어 하는 영국인이라고 하더라도 나라대 나라의 문제가 터지면 여왕을 옹호하게 되어 있습니다. 일왕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상징성 있는 존재를 건드리는건 그들에게 큰 명분이 되는 것이죠. 그게 옳은일인지 아닌지 그들은 관심이 없습니다. 왜냐면 그들이 강자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일본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죠. 언제까지나 강자는 없다는 것을요. 일본이 이렇게 야스쿠니 신사를 강행하면 할 수록 영토분쟁을 과하게 벌리면 벌릴 수록 위안부를 인정하지 않을 수록 점점 그들의 미래는 어두워져 가게 되어 있습니다. 세상에 독불장군이란 없는 것이죠. 이건 짐작이 아니라 사실입니다. 세계2위의 경제대국이라는 말은 수십년전부터 있어왔지만 그 경제규모에 맞는 존경받는 나라라는 말은 어디어소 들어본 적이 없고 실제 그런 대접도 받지 모했습니다.

 아시아의 대다수 나라는 일본을 혐오합니다. 그들의 경제력이 커지고 문화가 깊숙히 침투하여 상당부분 완화 시켰다고는 해도 뼈속깊이 잠재된 일본에 대한 증오심을 완전히 걷어내진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문화적으로도 대국이었던 시절이 오랜기간 이어졌음에도 너무나 뚜렷하고 명백한 잘못을 인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일본의 침략 피해를 받은 아시아 각국에선 절대 잊지 않으면서 경제력에 걸맞는 리더쉽을 부여해주지 않고 있습니다. 필자의 예상에 한국이 일본이상의 경제력을 갖추게 되는 때가 온다면 아시아의 맹주로 리더쉽을 발휘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일본은 이대로라면 앞으로도 리더쉽이라고는 얻지 못하겠지만요.

 한국에서 과거 일본만화가 음지에서 유통되던 시절이 있었다가 나중에는 양지로 나와서도 큰 성공을 거두었던 것처럼 21세기 들어서야 아시아 각국은 일본문화의 영향을 꽤 많이 받으면서 적대감은 많이 사라졌지만 이제 그 자리를 한국문화인 한류가 대체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정리하자면 상당히 오랜기간 아시아에 침투해가던 일본문화가 겨우 꽃피울 시기를 맞아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21세기 들어서부터는 한류가 그 자리를 이미 상당 부분 대체하면서 문화로 인한 적대감 완하도 물건너간 상황이 오게 생겼다는 말입니다. 요즘 일부나라에선 이미 역전한 나라도 있죠. 많이들 알고 계시는 태국이나 필리핀이 그렇습니다. 한류의 바람이 워낙 거세죠.

아무튼 필자가 불민한 탓인지 아직 야스쿠니 신사에 대응하는 아시아 각국의 민간교류가 얼마나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만일 있다면 더욱 적극적인 활동을 했으면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마찬가지로 위안부 문제의 국제적 공조가 조금 더 활발해졌으면 하는 바램도 가져봅니다. 그래서 과거사 반성 없이는 그 어떤 지지도 끌어낼 수 없다는걸 확실히 보여주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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