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의 법칙' 허기진 김병만이 나무를 타도록 방치한 제작진은 직무유기다.

필자가 근래 꼭 빼놓지 않고 보는 딱 하나의 프로를 뽑으라고 한다면 '정글의 법칙' 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정글의 법칙은 날이갈수록 점점 더 힘들어 지는게 눈에 띄게 보입니다.

시베리아 벌판을 누비는 툰드라편에서는 이태곤이 합류했는데요. 이태곤 스타일은 현실에서 어떤 존재냐면 흔히 말하는 지치지 않는 에너자이저와 같은 류입니다. 먹을것도 안가리고 많이 먹고 활동량도 남들의 두배에 덩치도 크조. 저번 런닝맨에 나왔을 때는 정말 성인 남성도 일반적으로 쉽지 않은 아이스크림 하나를 한입에 훌떡 넘기는 모습도 보여주었습니다. 이거 보기엔 어려워 보이지 않을지 모르지만 연속해서 한입에 넘기는거 절대 쉽지 않아요. 인내심과 체질 그리고 성격이 모두 받쳐줘야 가능합니다. 하드의 반만 베어 물어도 입안이 시려서 죽어납니다.

시베리아에서의 고생이 생각했던 것보다 심합니다. 그래서 활기찬 행동은 덜한편인데다가 여성멤버도 없는 등 조금은 가라앉은 분위기지만 그럼에도 시청자가 집중해서 보게 되는건 그만큼 진짜 고생이란걸 잘 알기 때문이조.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 김병만족이 어떤 선택을 하게 될 것인가와 제작진이 나서야 되는것 이냐는 생각 등 온갖 생각이 나게 하는 상황이 계속해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그래도 추운지방에서 나무를 타게 하는것은 정말 아닌거 같습니다. 너무나 위험하조. 보통 위험한게 아니라 굉장히 위험하조. 본래 고생하러 가는 프로그램인건 알지만 어느정도 한계라는게 있는 겁니다. 이번주 시청자 게시판에 보면 다들 이 문제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해서 무리수가 없는건 아닌데 이번이 그렇다는 것이조. 저번에 바투아누편에서 파이어스틸을 버리고 손으로 직접 불을 피우는 선택을 하면서 고생을 자초하기도 했지만 어찌보면 그런게 정글의법칙이 인기이유로 볼 수도 있으나 이번처럼 사실상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이고 그리 큰 의미도 없는 위험하기만 한 나무타기는 자제해햐 옳아 보입니다.

정글 초기부터 지금까지 몇차례 나무타기가 나온적 있지만 안전문제는 늘 기본적으로 따랐습니다. 그러니까 위험의 정도가 어느정도까진 김병만의 능숙한 솜씨도 있고 도전의 의미도 살려야 하니 허용한다 하더라도 이번처럼 좀 과하게 무리한 설정은 배제해야 하는것 아니냐는 생각입니다.

2일동안 베리로 허기를 달래고 물은 쌓인 눈으로 해결한 허기진 병만이 마땅한 안정장비도 없이 추운지방에서 나무를 탄다라는 것 자체만으로 이건 심각한 문제인 것이조. 제작진의 직무유기입니다. 있어서도 안되고 방송을 타서도 안되는 장면이 방송을 탄 것입니다. 야생성을 살려 보여주고 싶다면 첫째 이번처럼 과하게 허기진 상태는 아니었어야 된다는 점 둘째로는 안전장치의 활용이 일부라도 가능해야 한다는 조건등이 채워져야 어느정도 수긍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서 고생하는 병만족의 이야기는 나름 시청하면서 재미도 느끼지만 그보다는 얻는게 많은 프로그램입니다. 정말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글자로는 표현하기 힘든 인생의 경험을 얻게 되조. 사회속의 관계 중 일부가 병만족내에 함축되어 있습니다. 아이들이 보아도 좋은 프로그램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이런 부분 때문에 '나무타기'가 더욱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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