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를 국민들이 휴식할 수 있는 공간으로 돌려주고 대통령 집무실을 광화문 정부종합청사로 이전하겠다는 문재인 대선후보의 발표는 단연 '신의한수'라 할 만하다.

그 이유는 이렇다. 사람들은 알게 모르게 경험적 지식을 중시한다. 즉, 평소 불합리하다거나 혹은 비효율적으로 생각해왔던 일일 수록 참신한 아이디어에 박수를 보내고 호응하게 되는 것이다. 실제 박원순 서울시장이 당선 된 이후로 보인 행보들이 그러했다. 시민중심의 상식적인 행보를 했음에도 그 이전 시장들이 토건사업에 매달리는 것과 차별화 되는 것으로 보여지면서 서울시민들의 호응을 얻었는데 이번 선언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문후보는 "구중궁궐 같은 청와대를 나와 국민들 속으로 들어가 늘 소통하고 함께 하겠다"고 말하면서, "국민은 손을 내밀면 금방이라도 닿을 만큼 가까운 곳에 있는 대통령을 소망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런 식으로 명분을 쌓고 실제로는 청와대가 대부분의 공간을 대통령을 위한 공간으로 하고 나머지 일부를 비서실의 수백명이 이용하는데 따른 불합리성을 제거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단절되고 격리된 느낌에서 벗어나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시대가 끝나고 광화문 대통령 시대가 온다는건 상상만해도 즐겁다. 말뿐인 선언이 아닌 실천가능하고 환영할만한 방안이니 그렇다. 또한 여러 부처가 세종시로 이전하고 있는 시점에 남보다 한수 빨리 남은 공간 활용이라는 이슈를 선점했다는 점에서 이번 선언의 가치는 극대화 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누군가는 말하길 "후진국일수록 대통령궁이 화려하다" 라고 했다. 이제 탈권위시대를 맞이하여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고, 보다 국민과 가까이 있겠다는 의지표명이기도 한 이번 문재인의 '신의 한수'는 박근혜 굿판 논란, 북 미사일 발사 논란과 더불어 대선 막판 3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영국총리 집무실겸 공관, 청와대 규모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작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건 작은 부분에서 시작된다.

고지전이라는 건 그 고지가 승패를 좌우할 중요길목이기 때문에 발발하게 된다. 그래서 전투는 치열하다. 그러나 창의적인 생각과 실천력을 가진 사람은 남들이 생각지 못하는 아이디어로 위기를 극복하고 나아가 승리를 쟁취해 내기 마련디. 트로이목마와 같은 예가 바로 그런 한수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문후보의 이런 내려놓기 행보는 감탄할만한 한 수 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이런 작은 요령이 부족했다. 뜻은 올곧으나 요령의 부족이 여실히 드러났다. 그런데 문재인은 시의 적절함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 이번 선언은 TV토론이 있기 전 보다는 지금이 발표하기에 적기인 사안이다. 즉, 지지율 격차가 사실상 거의 없어졌다고 할 만큼으로 줄어들고, 나아가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앞서는 결과도 나올 정도인 지금 상황이야말로 탈 청와대 선언이 상승세의 추진력을 더하게 할 수 있는 결정적 '때' 였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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