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곡 <판도라> 들고 돌아온 카라마저 싸이의 강남스타일 벽에 부딪혀 좌초하나?

싸이가 너무 오래 장기집권중입니다. 보통 음원상트 열풍이 식은 후에도 1~2주 정도는 방송차트 성적이 이어지게 되는데 한 주 지난 집계값을 반영하기 때문입니다.

2012년 7월 15일 음원이 발표된 이후 지금까지 5주간 1위를 넘어 6주도 다 채워가고 있는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이틀전 발표한 카라의 신곡의 도전에 아랑곳 하지 않고 순항중입니다. 엄청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면 아주 단순한 이유가 작용하고 있을 뿐입니다. 대세라는 말에 입소문을 타서 현재 가요를 소비하지 않은지 오래된 사람들이 일시적이나마 소비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죠. 거기에 추가적으로 중요한 이유가 하나 더 있는데 바로 질리지 않고 듣는 다는 점입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의 최고 강점은 독특한 스타일에 있는게 아니라 질리지 않는 꾸준함인지도 모르겠습니다.

- 카라 판도라, 그룹 위상 판가름할 중대 갈림길에 서다.

싸이 신드롬이 영원할 순 없겠지만 2일전 하루를 멜론차트 1위를 허각과 지아의 'I Need You'에 내준 것으로 보아 강력한 상대가 나타난다면 이제 밀려날 때가 된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나 아주 허투루 자리를 내줄 싸이가 아니라는게 이번 카라의 신곡에서 밝혀졌죠. 국내에서만큼은 카라보다 음원파워가 더 쎈 가수가 나와야 가능하다는걸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싸이가 이례적인 것이지 한류스타라고 해서 다들 음원 부문에서 뒷심이 강한 것은 아닙니다. 다시 말해 싸이라는 강력한 상대가 없더라도 대개는 2~3일 1위를 한후 다른 가수에 의해 밀려나는게 가장 일반적인 패턴인 것이죠. 그나마 음원에 강하다는 소리를 들을 경우에는 5위권내에 장기간 머물기도 하지만 비주얼에 치우친 경우에는 단 몇일도 버티지 못하고 10위권 밖으로 밀려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이쯤 읽었으면 싸이 신드롬이 얼마나 파괴적인지 짐작이 가실 것입니다. 

싸이 못지 않게 주목할게 2NE1의 'I love you'와 씨스타의 'Loving You'가 2~3위를 오가며 나란히 계속해서 상위권을 한달이 넘게 차지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이런 현상도 사실상 거의 한해에 한번 있을까 말까 한 정도인데 싸이에 밀려 묻혔다.

2012년의 주요 특징, 안주하다.

2012년 가요계 흐름은 세가지로 압축해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첫째, 버스커버스커와 싸이 열풍입니다. 말그대로 열풍이어서 국내 정상이라할만한 그 어떤 그룹도 당해내지 못하고 추풍낙엽이 되었죠.

둘째, 다수의 신인그룹이 등장하였으나 어느 누구도 대세를 차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재 비원에이포나 엑소케이 정도가 주목받고 있기는 하나 대박신인이라고 하기엔 아직 부족한 모습이며 이외에는 사실상 거론하기 민망한 성적을 내고 있습니다. 

가온차트

셋째, 두번째 이유와 겹쳐 있는 문제로 기존 정상의 위치에 있는 아이돌 그룹의 신곡이 획기적이라기 보다 쉬어가는 무난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나의 2HOT도 트랜디한 흐름에 머물렀고, SM의 슈퍼주니어나 에프엑스 샤이니는 일반 대중에겐 외면받고 팬덤에게만 소비되는 음악을 들고 나왔죠. 그나마 비스트의 음악이 업그레이드 되어 돌아왔으나 씨스타와 싸이 열풍에 밀려 아쉽게도 음원성적은 5~12위 권에서 맴돌고 있습니다. 그나마 저력이 있고 인기가 계속해서 치솟고 있는 그룹이라 뒷심은 어느정도 있어서 오히려 시간이 지날 수록 10위권안에서 한두단계 더 올라서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긴 합니다만 이미 신곡효과가 어느정도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죠.

그러니까 카라가 돌아온 이 시기는 정말 타이밍 상으로는 최적이나 그 최적의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게 너무나 아쉬운 대목이라 하겠습니다. 왜냐면 조만간 컴백할 지드래곤이나 핫 데뷔할 수펄스 등등 여러 경쟁력 있는 가수들의 컴백이 줄줄이 대기중이기 때문이죠. 정리하자면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일반적인 아이돌 그룹이 그러하듯이 초반 기세를 몰아 차트도 차지하고 해야 하는데 벌써부터 이상조짐이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방송차트에선 두어번 정상을 노크할 수 있을런지 모르지만 그런 한두번의 방송차트 1위는 이젠 그리 신뢰 받지 못하는 분위기가 굳어져 가고 있어서 내실 있는 성적이 중요한데 지금까지 모습으로는 힘들어 보이는게 현실입니다.

 

일본콘서트. 일본내에서만큼은 압도적인 카라. 그러나 한국에서는...

K팝의 현재, 무한 확장으로 가고 있다.

기존과는 확연히 다른 흐름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십년전만 해도 아이돌은 5년이 수명이라고들 했습니다. 실제 그것조 잘나가는 경우에 한해서지 2~3년만에 사라진 그룹이 더 많았습니다. 그런데 한률는게 확장되어 가면서 인기 그룹의 수명은 더 길어지고 신인가수들의 진입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작년과 올해에 걸쳐 주목받는 신인의 단계를 넘어 인기그룹으로 넘어온 경우는 씨스타와 인피니트 정도에 그치고 있고 기존 정상에서 경쟁하는 아이돌은 후배들에게 자리를 내주기는 커녕 오히려 더 굳건한 인기를 누리고 나아가 한류붐을 타고 더욱 큰 인기몰이를 하고 있습니다.

미주 지역 및 유럽 남미 등의 지역에서 구체적인 한류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지만 가장 확실한 일본시장을 선점한채 다른 누구의 도전도 쉽게 허용하지 않고 있는 카라의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입니다. 쉽게 꺽일 흐름이라고는 보기 어려우며 아직 그런 징조도 없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분기점인 이번 '판도라'의 성적이 꽉찬 6주차를 맞이 하고 물러설 준비를 하고 있는 싸이를 넘지 못한다면 아무래도 한국내에서의 위상은 이정도가 한계임을 확인시켜주는 결과로 이어질듯 합니다. 아쉬운 대목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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