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진의 스토리가 산으로 가고 있는 이유를 원작에서 찾아본다.

닥터진은 원작이 있조. 아는 사람은 아는 이야깁니다. 닥터진의 원작인 만화를 읽어본 입장에서 보면 어짜피 같은 흐름으로 갈 수는 없으니 극본을 쓰는 작가가 얼마나 어울리게 각색하는가가 궁금했더랬습니다.

전세계적으로 산업화 이후에 개화를 뒤늦게 맞이한 나라들이 공통적으로 겪어야 했던 문제에 조선은 흥선대원군의 의지로 쇄국으로 맞섰고 일본은 미국에 굴복하면서 빠르게 서구문물을 받아 들여 메이지유신을 이뤄냈습니다. 이런 경우에 우리는 정답을 내릴 수 없습니다. 당시에 얼마나 최선을 다했는가를 살펴보고 교훈을 얻어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최선을 다하면 되는 것이조.

 

닥터진 원작. 역사와 결부되어 멋진 한편의 장편만화가 만들어졌다.

 

뛰어난 연기력의 이범수가 맡은 흥선군. 이제 그는 야망에 눈을 떴다.

당시 흥선군은 흥선군 나름대로의 논리가 있었을 것입니다만 결과론적으로는 좋지 못한 선택이었조. 즉 드라마에선 흥선군과 같은 인물을 다룰 때 조심해야 합니다. 그를 미화하거나 함부로 폄하해서는 안되는 것이조. 차라리 그의 사상이나 신념이 주가 되지 않는다면 선한인물이거나 악한 인물로 필요에 따라 색을 덧씌워도 무방할 것입니다만 닥터진에서처럼 흥선대원군이 자신이 어떤 신념을 갖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리고 있는 것은 위험한 선택이라는 것입니다. 왜냐면 현재 닥터진의 주가 되는 인물이 진이 아닌 흥선군이나 다름 없게 되어 버렸기 때문입니다. 비중이 적거나 신념형성의 과정이 덜 그려졌다면 상관 없는데 이범수의 연기력이 좋은것도 있지만 시청자들이 그와 공감대를 형성토록 해놓고 정치적 야심을 드러내게 되니 마치 흥선군을 미화 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는 것이조.

결론을 짧게 정리해보면

신념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디테일하게 보여주는 식은 미화논란이 이는 근본적 원인이며 닥터진에서는 균형을 잃은 모습이다.

라는 것이조. 요즘 닥터진 뿐 아니라 드라마 '무신'도 마찬가집니다. 김준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는 것이야 그렇다 치지만 너무나 그를 집중적으로 미화 하고 있습니다. 역사적 사실과 조금 다르게 풀어가는거야 드라마니 그렇다 치지만 조금 과하다는 느낌이 들고 있는 것이조.

필자는 닥터진의 흥행부진을 처음에는 송승헌의 연기력 부재와 한일 역사의 차이점에서 찾았으나 이제는 그보다는 더 근본적인 문제를 짚어보고자 합니다.

원작이 있다고 해서 원작과 같이 갈 필요는 없조. 그러나 원작을 넘어설 자신이 없으면 충실히 따라 가는것도 한 방법입니다. 원작을 넘어선다는 의미는 더 뛰어난 스토리를 보여주라는게 아닙니다. 원작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정확히 그리고 깊이 이해하고 있다면 얼마든지 다른 에피소드나 새로운 인물을 등장시켜서라도 완성도 있는 스토리가 나올수 있을 것인데 필자가 보기에 작가가 원작작가의 작품의 기획의도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흥선군을 료마와 같은 한 축으로 삼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조.

료마는 워낙 유명하니 굳이 얘기 해야 하나 싶지만 쉽게 말하자면 일본의 만화, 소설, 영화, 드라마 소재중 가장 많이 차지하는 일본의 구국영웅입니다. 역사에 큰 관심이 없는편인 일본사람들이 굳이 관심을 가지는 역사적 인물 단 두사람을 꼽으라고 한다면 오다노부나가와 료마라 해도 과언은 아닐 것입니다. 그만큼 료마는 여러 작품에 등장하고 인기가 많조. 그런 인물과 흥선군을 매치시킨다는게 얼마나 작가가 닥터진 원작을 가볍게 생각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차라리 당시를 살아간 실학자들과 매치시키는게 나았겠조.

료마는 구국을 위해 장열히 살다가 젊은나이에 요절했습니다. 그는 흥선군과 같은 왕족도 아니고 큰 권력을 휘두른 인물도 아닙니다. 서로 다른 신념을 가진 파벌들 사이에서 올바른 길을 찾을 수 있게 치열하게 살다간 인물일 뿐입니다. 그러니까 참여자지 결정권자가 아니었다는 말입니다. 흥선군은 그렇지 않고 그는 정권을 잡은 인물이조. 엄연히 다릅니다. 그러니 스토리가 산으로 가고 원작과 색다른 느낌도 아니고 충실히 따라가는 것도 아니고 이도 저도 아니게 되어버린 것이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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